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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3 수원vsGS K리그 챔결 1차전

축구만세! 2008/12/06 06:30 posted by ★푸른별★
예, 푸른별입니다.
새벽이네요. 요즘은 좀 바쁩니다. 기말 레포트 연타석 크리티컬 작렬에, 퀴즈, 답사기 제출, 또 그거 쓰려고 답사, 레포트에 사용할 목적으로 인터뷰를 다른 내용으로 네개나 만들었습니다. 거기다 동기님 생신이니, 종강총회니, 이거니 저거니 하니 바쁘기가 한량없지요. 그 와중에 이건 왜 완성되어 있지 않느냐고 누군가에겐 간혹 원망을 듣기도 하지만, 뭐 어쩌겠습니까. 그럼 저 빡센 할일 좀 도와주시던가. ㅋㅋ 그 와중에도 축구는 절대 빠뜨릴 수 없는 일이고, 따라서 저는 아무 고민 없이 수요일 저녁의 원정길에 올랐습니다.

예, 챔피언 결정전입니다. 그리고 지난 한달간의 축구장 공백을 메워줄 빅 매치입니다.
그 한달간은 정말 축구장 금단증상에 시달렸었거든요.

상암 월드컵 경기장은 정말 마음에 안 드는 곳입니다.
그야말로 "퇴보"의 기운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곳이거든요. 원래 프로스포츠는 자본주의의 최정점인 곳이지만, 사실 그 곳에서도 인간에 대한 예의는 지켜져야 하기 마련. 감히 돈님이 오시는데 사람 따위가 길을 막는다며 연고이전을 감행한 GS 구단, 그들을 지지하며 여러 사건사고를 일으키는 콕콕신들, 그리고 귀네슈식 (상대선수) 공격축구를 몸소 경기장에서 실천하는 선수단, 불법적인 소지품 검사를 실시하는 경비원, 그리고 그들의 연고이전을 몸소 승인한 이명박 전 서울시장 등등 퇴보의 상징들의 집합소인 공간이었습니다.

아무튼 경기 시작 2시간 전에 경기장 무사 입장, 원정 서포터석 중앙 거의 제일 앞부분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따라서 카메라가 관중석을 비출 때 가장 자주 스쳐지나가는 곳이었고, 실제로 나중에 MBC-ESPN 중계를 확인해본 결과 무려 4회를 "스쳐지나"갔습니다. 나중에 경기 끝나고 나서 고등학교 후배에게 중계에서 봤다고 문자도 날아오더군요. ㄷㄷㄷㄷ

챔피언 결정전 답게 경기 시작하기 전부터 응원전이 뜨거웠습니다.
그들은 카드섹션으로 카드 대신 깃발을 세팅해 뒀더군요. 별 모양이었는데, 그들이 깃발을 사용한 이유는, 제가 보기에는 바로 저번 경기에서도, 수원 지지자 클럽 그랑블루에서 그동안 수십번이나 성공시켰던 변환 카드섹션을 시도하다 장렬하게 글자 다 깨먹었기 때문인 것 같았습니다. 깃발을 위아래로 막 흔들면 펄럭펄럭하느라고 사람 군데군데 모자라도 다 메워지니까 말입니다. 반면에 수원은 2시간만에 들어가서는 순식간에 카드섹션을 세팅했습니다. 축구수도수원. 바탕인 파란색이 조금 연했다는 것이 아쉽긴 하지만 그랑블루의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훌륭한 카드섹션이었습니다.

수원의 선발 포메이션은 다음과 같습니다.

-----------에두--------신영록--------------
----------------백지훈---------------------
김대의-----송종국------조원희------홍순학--
---------마토---곽희주---이정수------------
----------------이운재---------------------


물론 제 기억에 의존한 것입니다. 패륜은 언제나처럼 생략하겠습니다.

경기 초반 몇번 북패의 골문을 공략하던 수원은 몇번 실패하면서 곧 경기 주도권을 북패에게 내주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몇번 찬스를 내주던 수원은 결국 아디에게 코너킥 상황에서 선제 헤딩골을 내주게 됩니다. 수비시에 같이 떠주지 않은 에두가 아쉬웠지만, 뭐 어쩔 수 없는 상황. 한번의 일대일 상황은 이운재에 의해 처리되었고, 선제골 이후에 데얀이 또다시 잡은 일대일 상황. 저는 순간 좆됬구나 를 생각했습니다. 방법이 없어 보였습니다. 순간, 데얀이 그냥 혼자서 땅바닥을 굴렀습니다. 대충 보니 로빙슛을 날리려던 것 같은데, 헛발질을 했는지 땅을 찼는지 혼자 굴렀습니다. 지도 쪽팔린지 아픈척을 하면서 안일어나더군요. 낄낄.

결국 전반은 그렇게 끝났습니다. 수원으로서는 휴식기에 실전 감각을 좀 잃어버린 것이 뼈아팠고, 전반전은 감각을 회복하면서 보낸 것 같습니다. 측면 공격에서 강점을 보인 북패를 막기 위해 포백으로 전환한 것도 있었고요. 이것은 후반에 맞아떨어집니다.

후반은 전반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바로 지난 주말 울산과 연장 승부를 치른 북패는 체력이 급저하된 모습이었습니다. 뭐, 띄워주기 축구의 울산보다는 깔아주는 스루패스를 많이 활용하는 북패인지라 선수들의 평소 활동량이 울산보다 많아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을 테고, 울산이 3경기(2연장승부)만에 무너진 데 반해 북패는 2경기(1연장)만에 눈에 보이는 급격한 체력 저하를 보여주었습니다. 후반은 감각을 어느 정도 회복한 수원의 독무대였고, 결국 곽희주의 동점골로 경기를 1-1로 잘 마무리합니다. 이관우 선수의 그림같은 크로스가 돋보인 골이었습니다.

경기가 밀리자 분위기가 조금은 다운되었던 그랑블루(제가 제일 앞쪽에 있어서 뒤쪽은 잘 모릅니다. 흘낏 보기에 뒤쪽은 정말 미친 듯이 뛰었던 것 같습니다.)였지만 동점골 이후로는 그냥 광신의 도가니에 빠져듭니다. 그렇게 1차전은 이긴 것 같은 기분으로 종료. 아주대로 돌아와서 맥주 한잔 하고 돌아왔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선수는 조원희, 오늘 공 가는 데는 조원희가 항상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오늘 경기 내용 이야기는 이정도로, 많이 쓰지 못해 죄송할 뿐입니다.

지금 유리한 것은 분명 우리입니다.

분명 체력적 우위에 있기 때문에, 또 앞에서 나열한 이유를 생각하면, 북패의 체력은 분명 2차전이 끝나기 전에 고갈될 것입니다. 그때까지 버티다가 요리하는 것도 좋고, 어찌되든 그 타이밍까지만 버틴다면 북패는 그냥 우리 밥이 될 것입니다. 거기다 우리 홈입니다. 우리는 1차전에서 경기 감각을 모두 찾았습니다. 1-1이 딱히 좋은 결과는 아니지만, 그리 나쁜 결과도 아닌 것입니다.

이제, 다사다난했던 2008년의 마지막 승부에 이른 지금
지난 3월 9일의 개막전부터 거의 매주 이어졌던 승부들을 되새겨 봅니다.
팀 연승 기록을 깨며 환희에 미쳤던 나날도 있었고,
연패에 빠지며 죽고 싶은 날도 있었고,
하이랜드에 올라온 우승컵을 보며 날뛰었던 날도 있었습니다.

2차전에는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고 싶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가슴에 달게 될 별 앞에서 당당해지고 싶습니다.

오늘은 많이 쓰지 못해 죄송합니다.
2차전 때 미친듯이 응원하고, 우승하면 수원 거리행진에 나선다고 합니다.
그 후 2차전의 후기를 깊이 쓰겠습니다.
그리고 모든 것이 끝나면 2008시즌 전체의 후기도 준비해 봐야겠죠.

하지만 지금 당장은 그것만 생각하고 싶습니다.
"별 앞에서 당당해지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