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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경기장에 갔다 왔습니다. 대학 중간고사 기간이지만, 이상하게도 제가 수강하는 과목에서는 중간고사들을 안치는 바람에, 중간고사를 치는 과목은

<영어1(4월 17일 이미 치름.)>
<국어작문(4월 22일 시험 치를 예정.)>

두 과목 뿐이었습니다. 더구나, 국어 작문은 글 한편을 과제로 쓰고, 내 준 약 300개 정도의 한자 단어들을 외워서 독음을 하면 되는지라, 시간이 꽤나 널널했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빠지지 않고 경기장에 갔다 왔습니다.(긁적)

전날 성남의 승리로, 수원은 반드시 이겨야만 1위 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비길 경우에는 골득실로 2위가 될 처지였지요. 반드시 이겨야 할 경기였습니다. 작년 울산적 전적은 전패였음에도 불구하고.

오늘은 수원에 온 뒤로 처음으로 사회대 그랑블루 선배님 한 분과 함께 경기장을 찾았습니다. 원래는 백지훈+하태균 사인회에 참여할 생각이었는데, 늦잠에 준비 시간 과다로, 경기장에 도착할 때는 엄청나게 긴 줄을 보아야만 했습니다. '글렀구나 ㅠㅠ'

경기장에 자리를 잡고, 경기 시작하기 전까지 샌드위치와 바나나 등으로 식사를 해결했습니다. 바나나는, 지난 성남전 원정기를 읽었다면 아실 것입니다. 그 "바나나는 밥이다"를 외치면 바나나를 준다는 희한한 홍보업체. 그들이 오늘 빅버드에 출몰했습니다!! 덕분에 샌드위치로는 약간 모자란 위장을 바나나로 채웠습니다. ㅋㅋ

오늘 역시 카드섹션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오늘은 특정 선수에 대한 카드섹션이자, 약간 고난도 카드섹션. 이중 카드섹션이었습니다. 다른 색깔의 종이를 앞뒷면에 붙여서 타이밍에 맞추어서 카드섹션의 글자가 바뀌는 것이었습니다. 실제 카드섹션을 올릴 때는, 전광판에 나오는 타이밍을 보고 종이를 뒤집었지요. 1번은 <MATO>, 2번은 <통곡의 벽>이었습니다. 순서가 반대인가? 아니, 뭐 상관 없으니까 패스. 마토선수는 되게 좋아하더군요. 다음 주 경기에도 퍼포먼스가 예정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ㅋㅋㅋ 일반석에서는 수원의 대형 통천을 올렸습니다. 그야말로 축구수도 수원에서나 할 수 있는 일이지요. K리그의 어느 팀이 일반석에서 퍼포먼스를 시도하겠습니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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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편의 울산 서포터들은 뭐, 원정을 포기한 부산, 달랑 두명이 원정을 온 제주보다는 많았지만, 뭐 그래봤자 반대편의 그랑블루에 비해 초라하긴 마찬가지였습니다. <오늘은 닭잡는 날>이라는 걸개를 걸었더군요. 피식했는데ㅋ 나중에 보니 없어졌더군요. 네거티브 걸개로 분류되어 철거된 모양이었습니다. ㅋㅋㅋ

오늘 경기 선발 멤버는,

---------에두---신영록--------
김대의--조원희--박현범--남궁웅
이정수---마토---곽희주--송종국
------------이운재------------

울산은, 뭐 생략해도 상관 없겠죠?

경기가 시작되고 나서, 수원은 울산에 조금 밀리는 모습이었습니다. 북패전에서 영감을 받은 듯, 울산 선수들도 강하게 압박을 하면서 경기를 풀어나갔지요. 차범근 감독님 안효연과 이관우 대신 역시, 활동량이 많은 김대의와 남궁웅을 배치하며 경기를 운영해 나갔습니다.(나중에 감독님의 인터뷰에서는 크로스가 좋은 울산의 측면 요원 김영삼, 현영민을 의식했다고 하시더군요.) 그러나 대체적으로 울산이 조금 앞서는 분위기였습니다. 수원의 미드필드진은 경기를 적절하게 풀어주고 사방으로 패스를 뿌려줄 미드필더, 즉 이관우의 부재로 조금 답답한 모습이었습니다. 미드필드에서 공격으로 패스가 제대로 넘어가지 않으니, 점차 부정확한 롱패스가 잦아지더라고요.

처음에는 이관우 선수가 부상이 아닌가 걱정했지만, 이관우 선수는 전반 10분경부터 몸을 풀기 시작하더군요. 결국 아픈 건 아니었습니다. 조금 지나니, 안효연 선수도 슬슬 몸을 풀기 시작하더군요. 저는 이것이 차범근 감독님의 노림수라고 봤습니다.

수원의 2007년 울산전 전적은, 3전 3패였습니다. 상승세의 분위기를 탈 때마다 울산에 의해 제동이 걸렸었습니다. 감독님 역시 이 경기에 부담을 갖고 계셨을 테고, 많은 고민을 하셨을 것입니다. 저는, 감독님이 컨디션이 그리 좋지 못한 듯한 박현범과 남궁웅을 빼고, 후반에 안효연과 이관우를 투입하며 후반에 승부를 걸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2006 플레이오프 포항전처럼요.

당시 수원은 전반전 내내 활동량이 좋은 측면 요원들을 내세워 포항 수비진의 진을 빼놓았고, 후반에 수비형 미드필더 김진우를 투입해 최대한 중원을 장악하고, 전반에 볼란치로 묶어 두었던 백지훈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올림으로서 백지훈을 마음껏 풀어주었습니다. 결국 경기는 백지훈의 결승 중거리포로 수원의 승리로 끝났지요.

전반은 울산의 공세였지만, 북패전 때처럼 수비진은 조직적으로 울산의 공격수들을 차단했습니다. 공중볼이 날아올 때마다 마토는 일일이 클리어해냈고, 울산이 측면을 돌파할 때마다 이정수와 송종국 주장님이 일일이 끊어냈지요. 이도 저도 다 통과하면, 그 뒤에는 곽희주의 깔끔한 태클이 있었습니다. 이것마저 피하면 그 다음은 이운재 골키퍼의 처리. 아무리 공세일지라도, 울산은 제대로 된 찬스를 경기 내내 잡지 못했습니다. 전반에 딱히 기억나는 울산의 공세는 이운재 골키퍼가 전진한 것을 보고 때린 장거리슛 뿐. 결국 이운재 선수의 손에 걸렸습니다. 다 수비진의 분전 덕이었습니다.

울산에게 있어 하나의 악재는, 전반 이른 시기에 나온 핵심 선수 염기훈의 부상이었습니다. 이때부터 울산의 공격이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했으니까요. 교체로 들어온 이진호는 뚜렷한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이진호는 결국 후반전에 다시 교체되는 굴욕을 겪었습니다.

전반전에 오히려 찬스를 잡은 것은 수원이었습니다. 울산의 공세에 밀리는 와중에도, 수원은 결정적인 두번의 찬스를 만들어냅니다. 결국 둘 다 김영광의 선방으로 저지되긴 했지만, 공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와중에도, 수비수들에 대한 일차적 압박으로 결정적 찬스를 만들어낸 에두와 신영록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입니다.

후반이 되자 저의 예상처럼 바로 박현범과 남궁웅을 빼고, 이관우와 안효연이 투입되더군요. 그러자 우람이형이 말씀하셨습니다. "나머지 교체선수는 서동현이네" 그대로 실현되었습니다. ㅋㅋ 우람이 형은 나중에 두번째 득점선수를 맞추는 예지력을 보여주시기도. ㅎㅎ 결국 우리 둘이서 교체선수와 득점 선수를 다 알아맞추었습니다. ㅋㅋ 우리 아주대 삼거리에 돗자리 깔고 나가볼까요. ㅋㅋㅋ

이관우와 안효연의 투입 이후 바로 공격 속도가 빨라지더군요.ㅋㅋ 감독님의 승부수 적중이었습니다. 사실 그러고도 계속 혈전이 이어졌지만, 전반에 제대로 공격을 전개하지 못하던 모습과는 달리 시원한 패스들이 계속 미드필드를 거쳐 최전방으로 이어졌습니다. 찬스가 생길 것은 당연한 일이었지요.

결국, 골을 터뜨린 것은 수원이었습니다. 후반 25분, 송종국 주장님의 돌파에 이은 정교한 크로스를 바로 "영록바" 신영록이 완전히 몸을 던져 폭발적인 헤딩슛을 성공시켰습니다. 9경기 5득점. 경기당 0.56골을 성공시키는, 완전히 물이 오른 모습이었습니다. 가히 영록바라는 별명이 아깝지 않을 골이었습니다. 작년에 신영록이 팀을 떠나고 싶다 그럴 때 못 잡았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이후 동점골을 넣으려는 울산의 공격이 거세졌습니다. 수원은 조금 움츠려들어 울산의 공세를 막아내면서도, 울산의 엷어진 수비를 향해 위협적인 역습을 시도했습니다. 그 와중에 몇번 찬스름 맞았지요. 그러나 울산의 저지로 막혀버렸습니다.

후반에 투입된 서동현, 사실은 신영록이 득점하기 전에 투입되었지만, 슈퍼조커로서의 역할을 맡고 들어왔을 서동현은 그리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습니다. 나중에는 측면에서 공격하기도 하고, 수비로 내려가서 공을 끊어내기도 하더군요. 다만, 후반 막판에 보여주었던 측면돌파-헛다리짚기-슛 은 인상적이었습니다.

울산의 공세가 점점 거세지던 후반 종료 직전, 아크 정면에서 에두가 공을 받았습니다. 에두는 수비수 한명을 달고 침착하게 드리블하며 골문을 향해 돌진했고, 김영광 골키퍼가 뛰어나오는 것을 보며 침착하게 골문에 슛을 꽂아넣었습니다!!! 2-0. 울산은 이제 완전히 포기한 듯했습니다.

그렇게 경기는 끝났습니다. 저와 우람이형은 선수들이 회복훈련 할 때까지 함께 지켜보면서 선수들의 이름을 외쳤습니다. "관우형~~~" 이런 식으로요. 신영록 선수에게는 신영록 콜도 불렀지요. 선수들이 손을 흔들어 주시더군요. 뿌듯했습니다.

오늘 역시 선수들의 분전이 빛난 경기였습니다. 9경기 2실점의 수비진은 언제나처럼 철벽이었고, 개막전부터 매 경기 2득점씩은 꼭 해주는 공격진도 훌륭했습니다. 전체적으로도 톱니바퀴처럼 맞아들어가는 조직력, 팀을 위해 헌신하는 마음은 정말... 때로는 허를 찔려 밀리면서도 결국엔 승리를 거두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수원은 몇가지 기록을 달성했습니다.

1. 7연승
K리그 기록은 울산과 성남의 9연승입니다. 다음 상대는 제주, 경남 등 비교적 약체들. 기대됩니다.

2. 9경기 연속 무패

3. 9경기 연속 2점 이상 득점

4. 7경기 연속 무실점

5. 7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

수원은 1993년 성남의 6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의 기록을 깨고, K리그의 새로운 역사를 썼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경기력을 대변해 줄 수 있는 기록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두들 하나되어 팀을 위해 헌신하고, 몸을 던지고, 달리는 그 마음이 지금의 대기록을 이루어 낸 원동력입니다. 다만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계속해서, 무패우승을 향해서,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계속해서 달리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