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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3 수원vsGS K리그 챔결2차전

축구만세! 2008/12/12 13:38 posted by ★푸른별★


(저, 음악을 올릴 때는 일부러 자동재생을 하지 않는데 말이죠. 이건 자동재생입니다. ㅎㅎ)

We are the champions 가사!

안녕하세요. 푸른별입니다.
일요일의 경기를 이제서야 쓰기 시작하네요. 퀴즈랑 과제물의 크리티컬을 다 끝냈거든요. 요즘은 별로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챔피언결정전때 너무 무리한 느낌인가, 끝나자마자 감기에 걸려 버려서, 지금 4일째 골골거리고 있는 중인데-_-;;; 4일째가 되니까 이제 나아가는 느낌이네요. 후기가 너무 늦어진 것 같아서 죄송합니다.

(아, 이 경기는 사진을 무진장 많이 찍었습니다. 올릴 게 많을 것 같네요.)

7일, 일요일은 K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 경기날이었습니다.
그야말로 K리그 마지막 경기날이었습니다. 1년간 달려온 우리가 우승을 할 수 있을지 없을지를 심판받는 그날, 패륜에 더럽혀진 한국 축구에 과연 아직도 정의가 살아 있는지를 심판받을 중요한 일전이었습니다.

경기 전부터 벌써 날씨에 대한 걱정이 분분했습니다. 금요일부터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나서, 일요일 오후에 관중이 많이 안오겠거니, 기상청에서 일요일 오후에 날씨가 풀린다고 예보했다느니 하는 걱정부터, 매진이 되지 않을까, 염려하는 걱정들까지 다양했습니다.

그리고 결전의 그날. 다른 분들은 긴장에 밤을 꼴딱 샜다는 분들도 많던데, 전 뭐 별로 그런 건 없었습니다. 그냥 잠을 잘 잤거든요. ㅎㅎ 우리가 설마 질지도 모른다는 건 사실 상상도 되지 않았고,(상상조차도 하지 않았고,) 그래서 뭐 당연히 이기는거지 하면서 ㅋㅋ 그냥 잘 자고, 아침 일찍 나왔습니다. 챔피언 결정전 2차전에는 아침부터 사람들이 경기장에 몰려간다는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킥오프는 두시부터였습니다.

버스에 가득찬 파란 옷을 입은 사람들, 보이십니까?

경기장은 거의 꽉 찬 수준이었습니다. 계단마다 사람이 꽉꽉 들어차 화장실에 가기도 힘겨운 상황. 44000여석의 빅버드에 41000명의 관중이 뻥튀기가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정규좌석이 아닌 계단까지 꽉꽉 들어찬 상황을 생각하면 뻥튀기라는 주장에 무리가 있다고 할 정도로 사람이 많았습니다. 동서남북 1층 전좌석이 꽉 찼고, 홈서포터석 같은 경우에는 계단까지 사람들이 들어찬 상황, N석과 E석의 경우에는 2층까지 거의 다 채운 상황이었습니다. W석도 상당수 채웠고. 대단한 관중이었습니다.

경기장 분위기도 평소보다 훨씬 뜨거웠습니다. 평소와는 달리 경기 한시간 전부터 사람들이 다들 일어서서 응원전을 펼치는 상황이었습니다. 제대로 챔피언결정전의 분위기가 나고 있었습니다.

바디페인팅 완전 짱이심 ㅋㅋ 추운날씨에 떨고계시던 이분들...

제 사진엔 하자가 있어서 그랑 정미선님의 사진을 사용했습니다.


어느덧 경기 전에 흩날리던 눈은 다 그치고, 진검승부의 분위기가 나고 있었습니다. 기온도 어느새 포근해진 상황. 우리가 한달간 준비한 퍼포먼스, 챔피언 결정전을 위해 준비한 그 퍼포먼스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1층은 우승컵과 감독님, 엠블럼의 캐리커쳐가 그려진 거대 통천이었고, 2층은 체스판에서 북패의 빨간 말을 포위하고 있는 수원의 파란 말을 그린 통천이 올라왔습니다. 일반석은 청백적의 카드섹션!!!!! 북패는 1차전과 똑같은 검붉죽죽한 별을 준비했습니다. 귀찮았던 모양이지요. 아니면 자신이 없었던가. 낄낄.

1층 통천 밑에서 찍은 사진!!


그렇게 시즌 마지막 경기, 챔피언 결정전의 2차전은 시작되었고, 수원 블루윙즈의 베스트 11은 1차전과 거의 다른 바가 없었습니다.

----------에두-----배기종--------
-------------서동현--------------
김대의---송종국---조원희---홍순학
------마토---곽희주---이정수-----
-------------이운재--------------


특이한 점은 서동현 선수가 본 위치인 스트라이커, 혹은 오른쪽 윙포워드가 아닌 좀더 아래쪽으로 내려와 플레이했다는 것. 이러한 특이한 점 이외에는 사실상 1차전과 다른 차이가 없었습니다.

골은 굉장히 일찍 터졌습니다. 전반 11분, 조원희의 프리킥을 북패의 수비수 최원권이 엉성하게 걷어내자, 에두가 그대로 낚아채 강력한 슛을 터뜨린 것입니다. 그대로 경기장은 광란의 도가니. 잠시 뒤 배기종이 문전 앞에서 아쉬운 헤딩슛을 놓치며 경기는 수원이 장악하는 듯했습니다. 이미 N석에서 저와 선배는 이미 하이파이브를 날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순간 재수없게 파고든 이청용을 운재신께서 잡아채는 실수를 범하사, 정조국에게 페널티킥을 허용합니다. 1-1... 정조국은 그랑블루를 도발하는 세레머니를 날려서 욕을 바가지로 처먹습니다. 욕먹어서 안달이 난 모습은 그야말로 패륜이죠. 내참. 욕먹고 싶어 환장한 것 같아서 친히 욕을 무더기로 날려줬습니다.

하지만, 곧이어 다시 수원은 페널티킥을 얻어냅니다. 에두신의 환상적인 돌파에 김치곤이 반칙으로 끊어버린 것입니다. 그래서 얻어낸 페널티킥. 제가 보기에 김치곤은 반칙할 필요가 없었던 듯 하지만, 에두신께서는 순간 툭 치고 들어가는 동작이 아마 반칙 유도를 한 것 같았습니다.

페널티킥 앞에 선 선수는 송종국 주장님. 왠지 그냥 들어갈 것 같지는 않은데 이상하게 걱정은 별로 안되는 이상한 느낌. 축구장에서 높은 확률로 적중한다는 그 이상한 느낌이었습니다. 결국 페널티킥은 막히고, 하지만 쳐낸 공은 다시 송종국 주장님의 발 앞에 떨어져 그대로 수원의 득점으로 연결됩니다!!! 2-1!!!!!!!!!!!!!! 이상한 예감은 정말 이상한 방식으로 적중되었습니다. 어쨌든 또 골!!!!!!!!!!!!!!!!!!!!!!!!!!!!!!!!!!!!!!!

그렇게 전반전도 끝나고, 다시 후반전 돌입. 사실 2-1이 된 다음에 별 장면은 없었습니다. 북패가 몇번 슈팅을 날렸고, 한번쯤은 실점할 뻔한 적도 있긴 있기도 했습니다. 북패가 체력이 떨어진 탓이었는데요. 울산도 3경기(2연장전)만에 체력이 바닥나서 무너졌지만, 롱패스 위주의 울산보다는 짧은 패스와 스루패스를 애용하는 북패가 훨씬 체력 소모가 클 것은 당연했으니까요.

수원도 좋은 찬스가 있었습니다. 신영록의 그림같은 슈팅이 골대 맞고 나오자 서동현이 발을 갖다 댔으나 공이 하늘로 떠버린 것인데요. 서동현은 괴로워했지만, 그랑블루는 괜찮아! 라는 구호를 날려줬습니다. 서동현한테는 자신감이 약입니다. 그렇죠. 그렇고말고요. 서동현은 어떻게든 한골을 넣기를 바라는 모습이었습니다. 동료들에게 패스를 요구하는 그의 손동작 하나하나에서 그 염원이 읽어졌는데요. 그 이유는 나중에 우승 뒷 행사에서 밝혀집니다.

그렇게 경기는 종반으로 향해가고, 80분이 넘어서자 점점 우승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 느껴지고 있었습니다. 수원이 공격 하나하나를 막아낼 때마다 환호성이 일어났고, S석을 제외한 전 좌석의 사람들이 일어서서 수원을 외치고 있었습니다.

선수들도 우승을 예감한 듯, 얼굴에 웃음기가 돌기 시작했고, 북패는 더욱 급해진 듯 했습니다.  그리고, 하늘에서 다시 눈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경기 종료 1분을 남겨두고 말입니다.

경기 종료 5분 전.

경기 종료 1분 전.

정말 영화같은 분위기였습니다. 

영화 각본에 보면 왜 있잖습니까. Scene113. 우승장면, (하늘에서 우승을 축하하듯 눈이 내린다.) 이런거 말입니다. 그야말로 이렇게 가장 적절한 타이밍을 딱 맞춰 눈을 내리는 그 자체가 우리의 우승이 우리가 한국축구의 진정한 챔피언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 같아서 더욱 행복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우리는 우리는 우리는 아시아의 챔피언~♬" 응원가를 불러댔고, 반대편 쪽은 완전히 기가 죽은 듯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경기 종료!

4년만에 K리그 우승컵을 되찾는 순간이었습니다!(이때부터 찍은 사진은 전부 의자위에 올라가서 방방 뛰면서 찍느라 다 흔들린 사진 뿐이네요. 그나마 안 흔들린 것만 골라봤습니다.)

시상식(이때도 패륜은 패륜스러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크로아티아 국기를 흔드는 마토!

춤춰라를 외치자 진짜 춤을 춘 김대의.

 그렇게 우승 세레머니도 다 끝나고, 이제 N석 바깥으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그때!

아, 이 일은 워낙 유명해진 까닭에,(다음날 저를 만난 지인들이 진짜 수원이 우승하고 이런 일이 있었냐고 물어볼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을거라 생각하지만 대충 간략하게 설명을 하도록 하지요. 성남팬 만화가인 샤다라빠는 자기 연재 만화에다 수원팬 친구(B군)가 우승하면 아주대까지 팬티바람으로 뛰겠다고 말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뒤, 그것이 스포츠서울 김현회 기자(김현회 기자 짱짱!! ㅋㅋㅋ)의 기사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된 것입니다. 29세 수원팬 허준 씨라는 본명까지 기재되어서 말입니다. ㅎㅎ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이 퍼포먼스를 기대하기 시작했고, 이제 진짜 우승을 차지한 상황이 된 것입니다.

그리고 그 때! 갑자기 주변 사람들이 웅성웅성하더니 어떤 사람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습니다! 제 바로 옆이었습니다. 그래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지요. 바지까지 벗기는 것은 너무 심하다고 바지는 입혀줬고 ㅋㅋ 결국 이 분은 경기장을 한바퀴 다 돌았습니다. 허준님 원츄!


그리고 잠시 뒤 경기장 옆 중앙광장에서 이어진 우승행사! 아쉽게도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날 거리행진은 취소되었고, 이어진 우승행사에서는 선수들까지 나와서 우승 소감을 밝혔습니다. 수원의 장내 아나운서를 맡으시는 투맨님이 사회를 보셨지요. 그 중 자유계약대상자가 된 이정수, 조원희, 홍순학 선수에게는 "재계약! 재계약!"을 외쳐주는 센스! ㅎㅎ 이정수 선수가 재계약한다는 의사를 밝히자 차감독님께서는 곧바로 손가락도장을 찍으시던 ㅋㅋㅋ

아, 아까전에 서동현 선수가 골을 넣기 위해 안달했었다는 이야기를 했었지요. 왜 그랬냐면, 투맨님이 밝히신 이유에 따르면, 서동현 선수가 골을 넣으면 노바디를 장내방송으로 틀고, 노바디춤을 추기로 했던 것입니다. 그 아쉬운 춤은 아쉽게도 우승 뒷풀이에서 보게 되었습니다.

우승컵을 전달받는 그랑블루 박장혁 회장님.


여기까지가 우승의 이야기였습니다.

우승 소감을 써야 되는데 ㅎㅎ 그 소감을 글로 표현하기가 정말로 쉽지가 않군요. 화려한 미사여구는 붙이지 않고 쓰겠습니다.

정말 끝내주게 기뻤습니다.

챔피언의 밤을 보낼 수 있게 되어서 말입니다.

챔피언의 밤이라는 단어를 항상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이탈리아의 명문팀 유벤투스의 클럽송에 나오는 가사에서 발췌한 문구입니다. 따라서 이 후기의 제목도 당연히 챔피언의 밤이라고 써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나중에 2008시즌의 전체 후기도 한번 써봐야 하겠습니다만, 그 후기의 제목도 이미 생각하고 있습니다. ㅎㅎ)

우승하니, 생각보다 조금은 아쉬움도 남아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내년까지 더이상 아무 경기도 남아있지 않다는 아쉬움 말입니다. 하지만 이젠 그 시간도 즐겁게 기다릴 수 있겠죠. 우리는 우승컵을 차지했으니까 말입니다. 우승의 기쁨이 그때까지도 남아있으니까 말입니다. 우리는 우승팀의 서포터이니까 말입니다.

아까전에 쓰기를, 우리가 우승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해 본적이 없어서 하나도 긴장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그건 사실입니다만, 한 한달반쯤 전에 우리가 우승할 가망성이 거의 없다고 생각될 때, 저는 완전히 낙담한 상태였습니다. 그 때 생각을 했습니다. 만약 수원이 우승을 차지하지 못하더라도, 그때는 챔피언의 밤이라는 후기 제목을 쓰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후기 마지막은 이렇게 장식해야겠다고 말입니다.

우승하지 못해도 좋았다고, 그들 덕분에 나의 2008년이 행복했으니까 괜찮다고.

그리고 그건 우승한 경우에도 적용할 수 있는 말일 것입니다.
너무 좋다고. 그들 덕분에 나의 2008년이 행복했고, 나의 겨울도 덕분에 너무 행복할 것 같다고 말입니다.

이걸로 2008시즌이 모두 끝났군요. 그 3월 9일의 개막전 날부터, 9개월이 지났군요. 신났다면 신났고, 힘들다면 힘들었고, 천당에서 지옥까지, 다시 천당까지 롤러코스터를 탔던 2008년입니다. 이제 올 시즌의 마지막 후기는 시즌 전체 후기가 되겠네요.

감사합니다. 푸른별이었습니다.

2008.12.3 수원vsGS K리그 챔결 1차전

축구만세! 2008/12/06 06:30 posted by ★푸른별★
예, 푸른별입니다.
새벽이네요. 요즘은 좀 바쁩니다. 기말 레포트 연타석 크리티컬 작렬에, 퀴즈, 답사기 제출, 또 그거 쓰려고 답사, 레포트에 사용할 목적으로 인터뷰를 다른 내용으로 네개나 만들었습니다. 거기다 동기님 생신이니, 종강총회니, 이거니 저거니 하니 바쁘기가 한량없지요. 그 와중에 이건 왜 완성되어 있지 않느냐고 누군가에겐 간혹 원망을 듣기도 하지만, 뭐 어쩌겠습니까. 그럼 저 빡센 할일 좀 도와주시던가. ㅋㅋ 그 와중에도 축구는 절대 빠뜨릴 수 없는 일이고, 따라서 저는 아무 고민 없이 수요일 저녁의 원정길에 올랐습니다.

예, 챔피언 결정전입니다. 그리고 지난 한달간의 축구장 공백을 메워줄 빅 매치입니다.
그 한달간은 정말 축구장 금단증상에 시달렸었거든요.

상암 월드컵 경기장은 정말 마음에 안 드는 곳입니다.
그야말로 "퇴보"의 기운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곳이거든요. 원래 프로스포츠는 자본주의의 최정점인 곳이지만, 사실 그 곳에서도 인간에 대한 예의는 지켜져야 하기 마련. 감히 돈님이 오시는데 사람 따위가 길을 막는다며 연고이전을 감행한 GS 구단, 그들을 지지하며 여러 사건사고를 일으키는 콕콕신들, 그리고 귀네슈식 (상대선수) 공격축구를 몸소 경기장에서 실천하는 선수단, 불법적인 소지품 검사를 실시하는 경비원, 그리고 그들의 연고이전을 몸소 승인한 이명박 전 서울시장 등등 퇴보의 상징들의 집합소인 공간이었습니다.

아무튼 경기 시작 2시간 전에 경기장 무사 입장, 원정 서포터석 중앙 거의 제일 앞부분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따라서 카메라가 관중석을 비출 때 가장 자주 스쳐지나가는 곳이었고, 실제로 나중에 MBC-ESPN 중계를 확인해본 결과 무려 4회를 "스쳐지나"갔습니다. 나중에 경기 끝나고 나서 고등학교 후배에게 중계에서 봤다고 문자도 날아오더군요. ㄷㄷㄷㄷ

챔피언 결정전 답게 경기 시작하기 전부터 응원전이 뜨거웠습니다.
그들은 카드섹션으로 카드 대신 깃발을 세팅해 뒀더군요. 별 모양이었는데, 그들이 깃발을 사용한 이유는, 제가 보기에는 바로 저번 경기에서도, 수원 지지자 클럽 그랑블루에서 그동안 수십번이나 성공시켰던 변환 카드섹션을 시도하다 장렬하게 글자 다 깨먹었기 때문인 것 같았습니다. 깃발을 위아래로 막 흔들면 펄럭펄럭하느라고 사람 군데군데 모자라도 다 메워지니까 말입니다. 반면에 수원은 2시간만에 들어가서는 순식간에 카드섹션을 세팅했습니다. 축구수도수원. 바탕인 파란색이 조금 연했다는 것이 아쉽긴 하지만 그랑블루의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훌륭한 카드섹션이었습니다.

수원의 선발 포메이션은 다음과 같습니다.

-----------에두--------신영록--------------
----------------백지훈---------------------
김대의-----송종국------조원희------홍순학--
---------마토---곽희주---이정수------------
----------------이운재---------------------


물론 제 기억에 의존한 것입니다. 패륜은 언제나처럼 생략하겠습니다.

경기 초반 몇번 북패의 골문을 공략하던 수원은 몇번 실패하면서 곧 경기 주도권을 북패에게 내주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몇번 찬스를 내주던 수원은 결국 아디에게 코너킥 상황에서 선제 헤딩골을 내주게 됩니다. 수비시에 같이 떠주지 않은 에두가 아쉬웠지만, 뭐 어쩔 수 없는 상황. 한번의 일대일 상황은 이운재에 의해 처리되었고, 선제골 이후에 데얀이 또다시 잡은 일대일 상황. 저는 순간 좆됬구나 를 생각했습니다. 방법이 없어 보였습니다. 순간, 데얀이 그냥 혼자서 땅바닥을 굴렀습니다. 대충 보니 로빙슛을 날리려던 것 같은데, 헛발질을 했는지 땅을 찼는지 혼자 굴렀습니다. 지도 쪽팔린지 아픈척을 하면서 안일어나더군요. 낄낄.

결국 전반은 그렇게 끝났습니다. 수원으로서는 휴식기에 실전 감각을 좀 잃어버린 것이 뼈아팠고, 전반전은 감각을 회복하면서 보낸 것 같습니다. 측면 공격에서 강점을 보인 북패를 막기 위해 포백으로 전환한 것도 있었고요. 이것은 후반에 맞아떨어집니다.

후반은 전반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바로 지난 주말 울산과 연장 승부를 치른 북패는 체력이 급저하된 모습이었습니다. 뭐, 띄워주기 축구의 울산보다는 깔아주는 스루패스를 많이 활용하는 북패인지라 선수들의 평소 활동량이 울산보다 많아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을 테고, 울산이 3경기(2연장승부)만에 무너진 데 반해 북패는 2경기(1연장)만에 눈에 보이는 급격한 체력 저하를 보여주었습니다. 후반은 감각을 어느 정도 회복한 수원의 독무대였고, 결국 곽희주의 동점골로 경기를 1-1로 잘 마무리합니다. 이관우 선수의 그림같은 크로스가 돋보인 골이었습니다.

경기가 밀리자 분위기가 조금은 다운되었던 그랑블루(제가 제일 앞쪽에 있어서 뒤쪽은 잘 모릅니다. 흘낏 보기에 뒤쪽은 정말 미친 듯이 뛰었던 것 같습니다.)였지만 동점골 이후로는 그냥 광신의 도가니에 빠져듭니다. 그렇게 1차전은 이긴 것 같은 기분으로 종료. 아주대로 돌아와서 맥주 한잔 하고 돌아왔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선수는 조원희, 오늘 공 가는 데는 조원희가 항상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오늘 경기 내용 이야기는 이정도로, 많이 쓰지 못해 죄송할 뿐입니다.

지금 유리한 것은 분명 우리입니다.

분명 체력적 우위에 있기 때문에, 또 앞에서 나열한 이유를 생각하면, 북패의 체력은 분명 2차전이 끝나기 전에 고갈될 것입니다. 그때까지 버티다가 요리하는 것도 좋고, 어찌되든 그 타이밍까지만 버틴다면 북패는 그냥 우리 밥이 될 것입니다. 거기다 우리 홈입니다. 우리는 1차전에서 경기 감각을 모두 찾았습니다. 1-1이 딱히 좋은 결과는 아니지만, 그리 나쁜 결과도 아닌 것입니다.

이제, 다사다난했던 2008년의 마지막 승부에 이른 지금
지난 3월 9일의 개막전부터 거의 매주 이어졌던 승부들을 되새겨 봅니다.
팀 연승 기록을 깨며 환희에 미쳤던 나날도 있었고,
연패에 빠지며 죽고 싶은 날도 있었고,
하이랜드에 올라온 우승컵을 보며 날뛰었던 날도 있었습니다.

2차전에는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고 싶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가슴에 달게 될 별 앞에서 당당해지고 싶습니다.

오늘은 많이 쓰지 못해 죄송합니다.
2차전 때 미친듯이 응원하고, 우승하면 수원 거리행진에 나선다고 합니다.
그 후 2차전의 후기를 깊이 쓰겠습니다.
그리고 모든 것이 끝나면 2008시즌 전체의 후기도 준비해 봐야겠죠.

하지만 지금 당장은 그것만 생각하고 싶습니다.
"별 앞에서 당당해지기" 말입니다.

2008.7.24(현지) MLS올스타vs웨스트햄

축구만세! 2008/07/28 17:25 posted by ★푸른별★


며칠전에 미국에서 벌어졌던 MLS(Major League Soccer-미국 프로축구 리그) 올스타팀 vs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의 경기입니다. MLS를 매체로나마 접해 본 것은 처음인데, 베컴이 "MLS 얕보지 마라"고 인터뷰했던 것처럼 미국 축구의 수준은 결코 얕볼 만한 것이 아니더군요.

7월 24일, 오후 7시 경기였습니다. 저로서는 처음 접해 보는 미국 프로축구. 하지만 보통 쉬엄쉬엄 편하게 하는 올스타전을 봐왔던 것과는 달리, 이날 경기는 왠지 쉬엄쉬엄하는 분위기가 아닌, 진짜 한판 해보자!의 분위기였습니다. 매년 외국 팀을 초청하는 것은 MLS 올스타팀의 연례 행사 같은데, 이전에 풀햄, 첼시, 셀틱 등을 꺾은 적이 있었지요.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초반에는 양팀 모두 탐색전을 펼치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렇게 인상적인 장면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웨스트햄 쪽에서는 골키퍼 그린-미드필더 스콧 파커-공격수 애쉬턴 정도가 제법 이름 있는 선수들이었습니다만, 골키퍼 그린은 이날 거의 슈팅을 막은 기억이 없네요. 경기 종료 직전에 슈팅 하나 막은게 거의 전부인듯. -_- 공격수 애쉬턴은 인상적이었습니다. 사실은 잘 모르던 선수인데, 포포투에서 잉글랜드 기자들 5명 중 몇명이 자신이 꼽은 잉글랜드 대표팀 베스트 11에서 원톱에 애쉬턴을 놓던 기억만 갖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훨씬 괜찮은 공격수였습니다. 일단 체격이 거대해서, 상대하는 미국 수비수들이 왜소해 보일 정도였습니다. 일대일 상황에서의 결정력도 좋았고, 파고드는 움직임과 중거리슛도 좋았습니다. 두 골을 기록했지요.

프리미어리그 팀과 경기함에도, 미국 올스타팀의 분위기는 시간이 지날수록 불타올랐습니다. 미국 올스타팀의 오른쪽 윙어로 출전한 베컴이 역시 군계일학이었지요. 프리킥과 크로스를 전담하고, 수시로 중거리슛도 때려대는 데다, 중앙까지 폭넓게 커버하며 많은 활동량을 보여주며 미국 올스타팀이 경기를 장악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되었다고 봅니다. 역시 베컴이더군요. 크로스바를 한번 맞추기도 했지요. 미국 올스타팀은 올스타팀에도 불구하고 팀웍이 상당히 괜찮아 보였습니다. 일단 빠르고, 전체적으로 딱딱 맞아들어간다는 느낌! 두번째 골을 만든 힐킥 어시스트는 아직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이날 미국 올스타팀은 3골을 만들어 냈습니다. 빠른 공간 침투로 만들어낸 4번째 골은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무산되었다는... 하지만 웨스트햄 골키퍼 그린으로서는 그야말로 개굴욕이었지요. 골키퍼 레이스Reis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처음 보는데 그야말로 야신모드더군요. 멕시코의 축구 영웅 블랑코, 크리스티안 고메즈, 드웨인 로사리오가 각각 한골을 기록했습니다. 아아, 랜던 도노번이 미국 프로축구 올스타에서 뛰고 있더군요. 언제 미국 프로축구에 돌아왔죠? -_-

경기에서는 총 5골, 웨스트햄의 선취득점, 1분 후 미국 올스타 동점골, 전반 종료 직전 미국 올스타의 역전골, 후반 웨스트햄의 동점골, 그리고 미국 올스타팀의 페널티킥 결승골이 터졌습니다. 그래서 경기는 미국 올스타 3 vs 2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로 마무리되었죠.

그 외에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중계를 맡은 ESPN에서 광고 시간에 수시로 MLS의 광고를 내보냈다는 것이 있네요. 미국 프로축구가 향후 발전할 것이 눈에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여기서 축구는 BIG4 스포츠에 빠져 있지만,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듯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평균 관중 수는 K리그가 조금 더 많습니다.(케이리그, 관중 적다, 그들만의 리그다 뭐다 하지만 사실 케이리그의 관중수는 객관적으로 상당히 많은 편에 속합니다. 월드컵 경기장들이 워낙 거대해서 텅텅비어 보이는거죠.) 각자 자기 팀들의 응원 복장을 갖추고 응원전을 펼치던 미국 프로축구 각 팀의 서포터들도 기억이 나고요. 올스타전이야말로 정말 그들만의 축제가 되버린 한국과는 다르게, 정말 불타오르더군요. 선수들이 설렁설렁 뛰는 것도 아니고, 외국팀과의 경기이기 때문인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우리도 조모컵에서 저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그리고, 뭐니뭐니해도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햄버거를 먹으면서 중계하던 해설자-_- , 그리고 굳이 살아 있는 독수리를 자신의 팔에 얹어 놓고 중계하려 하던 그 변태스런희한한 해설자님 ㅋㅋㅋ 그 분이 제일 기억이 남습니다.

결국, 미국 프로축구의 경기력은 상당한 수준이었습니다. 미국 프로축구 경기장에는 못갈 것 같지만, 티비로는 가끔 챙겨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경기 종료 후 "좋은 경기 봤다"라는 느낌이 드는게 참 좋더라구요.

2008.5.10 수원vs대구

축구만세! 2008/05/12 21:16 posted by ★푸른별★

어제 역시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 다녀왔습니다. 대구전을 관전하기 위해서였지요.
K리그 8라운드까지 기준을 잡았을 때, 수원과 대구는 둘 다 리그 팀득점 공동 1위였습니다. 수원은 리그 최소실점팀, 대구는 리그 최다실점팀이라는게 좀 달랐지요. 그만큼 수원은 공수 모두 균형잡힌, 대구는 수비는 신경쓰지 않고 "돌격 앞으로"를 지향하는 팀이었습니다. 얼마 전에 이러한 대구의 수비에 대한 의견을 쓴 적도 있지요.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대구의 행보를 매우 좋아하고 지지하는 듯합니다.

이 경기는 <공격축구 vs 공격축구>의 대결로 언론의 지대한 관심을 끌었습니다. 탄탄한 수비를 기초로 해서 강력한 골결정력, 즉 "한 방"을 갖춘 수원, 그리고 흡사 프리미어리그를 방불케 하는 속도전과 공격 짜임새를 바탕으로 많은 골을 넣는 대구. 이날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는 30200여명의, 시즌 개막 후 빅버드 홈경기 최다 관중이 몰렸습니다.

저는 이날 피버피치 사람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았습니다. 거기다 이날 제가 아는 사회학과 분들이 경기장에 대거 출현했었지요. 주연누나와 혜원누나도 경기장을 찾았고, 태식이형한테 경기장 왔다는 전화가 오기도 했었습니다.

아아, 경기장 출입구에 들어갈 때의 일입니다. 경기 시작 시간은 7시 반이었고, 저는 한시간 전에 들어가서 머플러도 지르고, 선수들의 워밍업 훈련도 즐길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제 바로 앞에 들어가던 사람이 눈에 띄었습니다.

깁스한 발과 목발. 엄청나게 큰 키(194cm). 검은색 바탕에 수원의 엠블럼이 찍힌 티. 그리고 익숙한 얼굴... '어어어'
박현범 선수였습니다!!!!! 옆에 도와주시는 여자분을 한분 대동하고 계셨지요. 깁스한 것은 최근에 당한 부상 때문이었습니다. 사인이라도 받고 싶었는데, 제가 소지한 필기구가 아무것도 없기도 했고, 완전 소심해져서는 아는 척도 못해버렸습니다. ㅠㅠ 격려의 한마디라도 해주고 싶었는데. 아아, 강해지겠습니다.(←-_-;;)

어쨌든, 그렇게 경기는 시작했습니다.

----------이운재-----------
송종국-곽희주-이정수-양상민
-------이관우-조원희-------
김대의-----------------에두
-------신영록-서동현-------
이관우<->남궁웅(하프타임)
신영록<->루이스(59분)
김대의<->조용태(70분)


대구 역시, 언제나처럼 깔끔하게 패스하겠습니다. ㅎㅎ

시작할 때의 잠시의 탐색전이 지나고, 얼마 되지 않아 경기는 양측의 치열한 공격전개로 불붙었습니다. 이관우가 골문 구석을 노리고 날린 슛을 대구 골키퍼 백민철이 몸을 날려 쳐낸 것입니다. 3만 관중의 입에서 동시에 함성이 터지며, 경기장의 열기는 점점 뜨거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잠시 뒤 득점을 터뜨린 것은 수원이었습니다. 전반 23분, 이관우가 올린 코너킥을 서동현이 깔끔하게 헤딩슛을 터뜨렸습니다. 서동현은 골을 터뜨린 뒤, 다시 달려와서 저번 전북전 때 논란이 일었던 골 세레머니를 다시 펼쳐보이며 스스로 상대 서포터에 대한 도발이 아니었음을 증명했습니다. 전북전 이후 조재진의 언론플레이 때문에 논란에 휩싸이며 마음고생이 심했던 듯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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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전의 세레머니를 재연하는...


잠시 뒤, 김대의의 프리킥을 곽희주가 헤딩골로 연결하며 경기는 쉽게 끝나는 듯했습니다. 몰아치기에 능한 수원의 모습이 다시 한번 재연되는 듯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 홍진호 주심은 곽희주이 골과는 별개로 공격상황에서 에두가 반칙을 저질렀다며 골을 무효화시켰습니다. 으음... 뭔가 석연찮긴... 했지만 이기고 있는 상황이니 크게 불만을 터뜨리진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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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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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뭐죠?


잠시 뒤, 대구는 곧바로 동점골을 터뜨렸습니다. 수원의 왼쪽 수비진 깊숙이 뚫고 들어온 에닝요가 긴 크로스를 날렸고, 장남석이 발리 슛을 날리자, 문전에 대기하고 있던 이근호가 발을 갖다대며 골을 만든 것입니다. 이거 오프사이드가 아닌가 싶어 경기 후에 개인적으로 영상을 몇번 돌려봤는데... 결과는 장남석이 발리슛을 때리던 순간 이근호와 최종수비수가 동일선상에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3분 뒤에는 더욱 난감한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대구가 수원의 문전에서 프리킥을 얻어냈고, 대구의 키커 에닝요는 프리킥에 일가견이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에닝요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까요. 에닝요는 2003시즌에 수원에서 "에니오"라는 이름으로 뛰었던 선수입니다. 당시 팀을 리빌딩할 계획이던 수원은 데니스와 산드로를 내보내고, 엽기적인 몸싸움 능력을 지닌 뚜따를 영입했고, 나머지 한명의 용병을 뽑기 위해 테스트를 실시했습니다. 당시 테스트를 받았던 선수들의 이름은, 에니오(미드필더), 고가(미드필더), 사논(공격수), 지겔(공격수)였습니다. 네 명 모두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계약에 성공한 단 한명은 에니오였습니다. 어렸지만 강력한 프리킥과 엄청난 스피드가 장점인 선수였지요. 2003년 당시 20여 경기에서 2골 2어시스트를 기록했습니다. 10월 8일 안양전에서 마지막 역습을 시도하던 기억은 저, 그리고 수많은 수원팬들의 뇌리에 깊이 새겨져 있는 명장면이지요. 하지만 에니오는 2004년 차범근 감독이 부임하며 팀을 떠났습니다. 자세한 내막은 모르지만, 뭔가 법적인 문제인 것 같았습니다. 이중계약이라는 소문도 있었고, 에이전트에 문제가 있었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축구를 오래 보다 보면, 느낌이란 것이 있습니다. 뭔가 설명할 순 없는데, 지금 이것은 골일 것 같다, 라거나 이 페널티킥은 막힐 것 같아, 이런 느낌이지요. 이러한 느낌은 굉장히 높은 확률로 적중합니다. 불행하게도, 갑자기 이 프리킥을 막기 힘들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에니오의 강한 슈팅은 이운재의 손이 닿지 않는 골문 구석을 향했고, 그것이 바로 역전골이었습니다. 1:2. 3분 사이에 단 두번의 슈팅으로 역전을 만든 대구의 공격력은 가공할 만했습니다.

수원의 공세가 이어졌지만, 전반은 그대로 끝났습니다.

하프타임에는 제가 앉아 있는 자리로 풍선이 하나씩 전달되었습니다. 불어서 후반전 시작과 함께 흔드는 것이었는데, 원정 서포터석인 S석을 제외한 전 좌석에서 청, 백, 적의 풍선이 흔들거리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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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석까지 아우르는 퍼포먼스!!!


차범근 감독님은 후반 시작과 함께 이관우 선수를 빼고 남궁웅을 투입했고, 점차 공격을 강화해갑니다. 결실은 후반 5분에 터지는 듯했습니다. 송종국이 올려준 프리킥을 대구 장남석과 경합하던 곽희주가 골로 연결한 것입니다. 득점이 인정되었고, 선수들이 세레머니를 펼치고, 전광판이 2-2로 바뀌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대구 선수들이 항의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잠시 뭔가 이야기가 오가고, 관중들이 웅성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판정이 번복되었습니다. 골을 무효시켜버린 것입니다!!! 곽희주가 핸들링 반칙을 범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경기장 전광판을 통해 보여진 장면에서 핸들링을 범한 선수는 오히려 곽희주가 아닌 장남석이었습니다. 더욱 황당한 것은, 주심이 이미 내려진 판정을 번복한 것입니다. 이는 주심의 권위를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축구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행동입니다. 이의가 있다면, 경기 후에 제소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결과가 바뀌지는 않지요.

수원 선수들이 항의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경기가 약 4분 정도 지연되었지요. 관중들도 웅성대며 주심의 판정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기 시작했습니다. 곧이어 그랑블루가 "심판 눈떠라!!" 구호를 선창했고, 이것은 경기장 전체로 퍼져나갔습니다. 3만 관중이 동시에 외치는 "심판 눈떠라"의 포스는 정말 엄청났습니다. 하지만, 잠시 뒤 차범근 감독의 지시를 받은 송종국 주장이 심판에게 경기 재개 의사를 알렸고, 장내 아나운서 투맨의 "어린이들이 보고 있으니 자제를 부탁드립니다" 방송이 끝난 후 경기는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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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황에서 가장 대단한 것은, 수원이 보여준 냉정함과 자신감이었습니다. 오히려 심판의 어리버리한 오심 때문에 이러한 정신적 강점이 돋보인 것 같습니다. 솔직히 감정적으로 대응해도 정당할 상황이었는데, 주심이 어리버리하게 동요하는 사이 냉정하게 상황을 정리한 것은 차범근 감독님을 위시한 선수들이었고, 깔끔하게 경기를 재개하는 모습에서는 절대 질리가 없다는 자신감이 엿보였습니다. 이것이 수원이 정말 강한 이유, 라고 생각했습니다.

곧이어 수원은 곧바로 동점골을 터뜨릴 수 있었습니다. 얼마 되지 않은 후반 12분, 송종국이 올려준 프리킥을 신영록이 수비수들 사이에서 헤딩으로 떨궈주는데 성공했고, 이를 노마크의 서동현이 달려들어 깔끔하게 득점했습니다. 백민철은 또 손을 치켜들고 항의하더군요. 에잇, 뻔뻔하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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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치켜드는 백민철, 보이십니까?


이후 루이스와 조용태가 연이어 투입되고, 수원은 계속해서 맹공을 펼쳤습니다만, 서동현, 에두 등의 결정적 슈팅들은 번번이 득점에 실패했습니다. 조원희가 기습적으로 날린 중거리슛마저 크로스바를 맞추고 말았지요.

이날 조원희의 활약은 엽기적인 수준이었습니다. 홀딩 미드필더로서 상대의 공격을 일일이 끊어냈고, 공격 면에서도 굉장히 빠른 측면 침투로 크로스를 날리거나, 중거리슛으로 골대를 맞추고, 패스를 연결하고. 그야말로 크레이지 모드였습니다.

루이스는, 개인 기술은 굉장했습니다만, 아직 팀에 녹아들지 못한 모습이었습니다. 두명에게 둘러싸인 사이에서 좁은 틈으로 크로스를 날리는 등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패스가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옆 선수나 뒤로 향하는 등의 모습은 아직 팀에 녹아들지 못했다고 판단내리게 하는 장면들이었습니다.

후반 30분, 수원은 결정적 찬스를 맞이합니다. 코너킥 상황에서 대구 주장 황선필이 서동현을 완전히 끌어안아 넘어뜨린 것입니다. 페널티킥이었습니다!!! 이는 송종국 주장님이 깔끔하게 성공시켰습니다. 대구의 역전을 다시 역전으로 뒤집은 수원이었습니다. 그런데... 단 하나 아쉬운 게 있다면, 대구의 완벽한 반칙으로 인한 페널티킥이, 주심의 오심에 대한 보상판정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분명 100% 파울인데, 뭔가 찜찜한 느낌. 이게 다 주심 때문이야!! 에잇. 하지만 이러한 찜찜함과는 관계없이 실제로는 두 손을 치켜들고 역전을 즐겼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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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게 때려넣는 페널티킥이 특징인 송주장님^^


마지막 남은 20여분. 대구는 사력을 다해 득점하기 위한 필사적인 움직임을 보였고, 몇몇 장면은 굉장히 위협적이었습니다. 몇번이나 실점하는 줄 알았습니다만, 이운재를 필두로 한 수비진의 분전으로 버틸 수 있었습니다. 수원 역시 추가골을 위해 분주히 움직였습니다. 서동현의 부산전 골과 같은 힐킥 시도가 실패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군요. 그렇게 똥줄타는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던 추가시간까지 다 지나고 또다시 우리는 1승을 추가했습니다.

저는... 으음, 학교 안에 들어와서 선배님들과 헤어졌고, 내 영혼의 자그마한 안식처인 과방에서 잠시 쉬었다가 기숙사 방에 복귀했습니다.

멋진 경기였습니다. 주심의 바보짓만 조금 빼면, 양팀의 치열한 대결은 팬들의 박수를 받기에 조금도 부족한 것이 없었습니다. 사실 주심의 바보짓 때문에 우리가 정말 강한 팀이었다는 것을 확인하는 기회가 되기도 했고요. ㅎㅎㅎ

조금 열받은 것은 대구 선수들이 생각보단 훨씬 뻔뻔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미 두 골이나 무효가 된 상황에서, 두번째 서동현의 정당한 득점에 대해서까지 대구 골키퍼 백민철은 손을 치켜들며 항의하더군요. 아까 곽희주의 정당한 골장면에서도 손을 치켜들며 항의하던 대구 선수들. 경기 종료 후 "수원같은 빅클럽에게 심판의 보호는 부끄럽지 않느냐"던 뻔뻔한 에닝요. 에라, 너희들이 부당하게 두 골을 무효처리되어서 얻은 이득은 생각지도 않느냐!!! 또 저런 발언이 나오면 모르는 사람들은 심판이 수원을 비호한다며 또 떠든단 말입니다. 사실 비호를 받은 팀은 대구가 아닌가요? 득점이 터질 때마다 골을 무효시켜 주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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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뻔한 인간들...


아무튼!!! 다 됬고!!! 대단한 경기였습니다. 그건 사실이지요. 부인할 수 없습니다. 대구의 "닥치고 공격" 축구. 수원의 냉정하고도 자신감 넘치는 모습. 그리고 도합 5골(7골이라고 말하고 싶지만...)의 멋진 골들. 경기가 끝나고 대구 선수들까지도 수원 팬들의 박수를 받을 정도로 멋진 경기였습니다.

PS1. 사용한 사진은 연합뉴스, 그랑블루 강창우님, 김혜진님이 찍으신 것입니다. 아아, 방학때는 꼭 사진 찍는 기술을 배워서 직접 찍고 싶어요~~

PS2. 수원의 아버지 김호 감독님께서 대전에서 개인 통산 200승을 기록하셨더군요. 축하드립니다. 최근 고통스러운 일을 겪으시면서도...
오늘도 경기장에 갔다 왔습니다. 대학 중간고사 기간이지만, 이상하게도 제가 수강하는 과목에서는 중간고사들을 안치는 바람에, 중간고사를 치는 과목은

<영어1(4월 17일 이미 치름.)>
<국어작문(4월 22일 시험 치를 예정.)>

두 과목 뿐이었습니다. 더구나, 국어 작문은 글 한편을 과제로 쓰고, 내 준 약 300개 정도의 한자 단어들을 외워서 독음을 하면 되는지라, 시간이 꽤나 널널했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빠지지 않고 경기장에 갔다 왔습니다.(긁적)

전날 성남의 승리로, 수원은 반드시 이겨야만 1위 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비길 경우에는 골득실로 2위가 될 처지였지요. 반드시 이겨야 할 경기였습니다. 작년 울산적 전적은 전패였음에도 불구하고.

오늘은 수원에 온 뒤로 처음으로 사회대 그랑블루 선배님 한 분과 함께 경기장을 찾았습니다. 원래는 백지훈+하태균 사인회에 참여할 생각이었는데, 늦잠에 준비 시간 과다로, 경기장에 도착할 때는 엄청나게 긴 줄을 보아야만 했습니다. '글렀구나 ㅠㅠ'

경기장에 자리를 잡고, 경기 시작하기 전까지 샌드위치와 바나나 등으로 식사를 해결했습니다. 바나나는, 지난 성남전 원정기를 읽었다면 아실 것입니다. 그 "바나나는 밥이다"를 외치면 바나나를 준다는 희한한 홍보업체. 그들이 오늘 빅버드에 출몰했습니다!! 덕분에 샌드위치로는 약간 모자란 위장을 바나나로 채웠습니다. ㅋㅋ

오늘 역시 카드섹션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오늘은 특정 선수에 대한 카드섹션이자, 약간 고난도 카드섹션. 이중 카드섹션이었습니다. 다른 색깔의 종이를 앞뒷면에 붙여서 타이밍에 맞추어서 카드섹션의 글자가 바뀌는 것이었습니다. 실제 카드섹션을 올릴 때는, 전광판에 나오는 타이밍을 보고 종이를 뒤집었지요. 1번은 <MATO>, 2번은 <통곡의 벽>이었습니다. 순서가 반대인가? 아니, 뭐 상관 없으니까 패스. 마토선수는 되게 좋아하더군요. 다음 주 경기에도 퍼포먼스가 예정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ㅋㅋㅋ 일반석에서는 수원의 대형 통천을 올렸습니다. 그야말로 축구수도 수원에서나 할 수 있는 일이지요. K리그의 어느 팀이 일반석에서 퍼포먼스를 시도하겠습니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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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편의 울산 서포터들은 뭐, 원정을 포기한 부산, 달랑 두명이 원정을 온 제주보다는 많았지만, 뭐 그래봤자 반대편의 그랑블루에 비해 초라하긴 마찬가지였습니다. <오늘은 닭잡는 날>이라는 걸개를 걸었더군요. 피식했는데ㅋ 나중에 보니 없어졌더군요. 네거티브 걸개로 분류되어 철거된 모양이었습니다. ㅋㅋㅋ

오늘 경기 선발 멤버는,

---------에두---신영록--------
김대의--조원희--박현범--남궁웅
이정수---마토---곽희주--송종국
------------이운재------------

울산은, 뭐 생략해도 상관 없겠죠?

경기가 시작되고 나서, 수원은 울산에 조금 밀리는 모습이었습니다. 북패전에서 영감을 받은 듯, 울산 선수들도 강하게 압박을 하면서 경기를 풀어나갔지요. 차범근 감독님 안효연과 이관우 대신 역시, 활동량이 많은 김대의와 남궁웅을 배치하며 경기를 운영해 나갔습니다.(나중에 감독님의 인터뷰에서는 크로스가 좋은 울산의 측면 요원 김영삼, 현영민을 의식했다고 하시더군요.) 그러나 대체적으로 울산이 조금 앞서는 분위기였습니다. 수원의 미드필드진은 경기를 적절하게 풀어주고 사방으로 패스를 뿌려줄 미드필더, 즉 이관우의 부재로 조금 답답한 모습이었습니다. 미드필드에서 공격으로 패스가 제대로 넘어가지 않으니, 점차 부정확한 롱패스가 잦아지더라고요.

처음에는 이관우 선수가 부상이 아닌가 걱정했지만, 이관우 선수는 전반 10분경부터 몸을 풀기 시작하더군요. 결국 아픈 건 아니었습니다. 조금 지나니, 안효연 선수도 슬슬 몸을 풀기 시작하더군요. 저는 이것이 차범근 감독님의 노림수라고 봤습니다.

수원의 2007년 울산전 전적은, 3전 3패였습니다. 상승세의 분위기를 탈 때마다 울산에 의해 제동이 걸렸었습니다. 감독님 역시 이 경기에 부담을 갖고 계셨을 테고, 많은 고민을 하셨을 것입니다. 저는, 감독님이 컨디션이 그리 좋지 못한 듯한 박현범과 남궁웅을 빼고, 후반에 안효연과 이관우를 투입하며 후반에 승부를 걸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2006 플레이오프 포항전처럼요.

당시 수원은 전반전 내내 활동량이 좋은 측면 요원들을 내세워 포항 수비진의 진을 빼놓았고, 후반에 수비형 미드필더 김진우를 투입해 최대한 중원을 장악하고, 전반에 볼란치로 묶어 두었던 백지훈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올림으로서 백지훈을 마음껏 풀어주었습니다. 결국 경기는 백지훈의 결승 중거리포로 수원의 승리로 끝났지요.

전반은 울산의 공세였지만, 북패전 때처럼 수비진은 조직적으로 울산의 공격수들을 차단했습니다. 공중볼이 날아올 때마다 마토는 일일이 클리어해냈고, 울산이 측면을 돌파할 때마다 이정수와 송종국 주장님이 일일이 끊어냈지요. 이도 저도 다 통과하면, 그 뒤에는 곽희주의 깔끔한 태클이 있었습니다. 이것마저 피하면 그 다음은 이운재 골키퍼의 처리. 아무리 공세일지라도, 울산은 제대로 된 찬스를 경기 내내 잡지 못했습니다. 전반에 딱히 기억나는 울산의 공세는 이운재 골키퍼가 전진한 것을 보고 때린 장거리슛 뿐. 결국 이운재 선수의 손에 걸렸습니다. 다 수비진의 분전 덕이었습니다.

울산에게 있어 하나의 악재는, 전반 이른 시기에 나온 핵심 선수 염기훈의 부상이었습니다. 이때부터 울산의 공격이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했으니까요. 교체로 들어온 이진호는 뚜렷한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이진호는 결국 후반전에 다시 교체되는 굴욕을 겪었습니다.

전반전에 오히려 찬스를 잡은 것은 수원이었습니다. 울산의 공세에 밀리는 와중에도, 수원은 결정적인 두번의 찬스를 만들어냅니다. 결국 둘 다 김영광의 선방으로 저지되긴 했지만, 공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와중에도, 수비수들에 대한 일차적 압박으로 결정적 찬스를 만들어낸 에두와 신영록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입니다.

후반이 되자 저의 예상처럼 바로 박현범과 남궁웅을 빼고, 이관우와 안효연이 투입되더군요. 그러자 우람이형이 말씀하셨습니다. "나머지 교체선수는 서동현이네" 그대로 실현되었습니다. ㅋㅋ 우람이 형은 나중에 두번째 득점선수를 맞추는 예지력을 보여주시기도. ㅎㅎ 결국 우리 둘이서 교체선수와 득점 선수를 다 알아맞추었습니다. ㅋㅋ 우리 아주대 삼거리에 돗자리 깔고 나가볼까요. ㅋㅋㅋ

이관우와 안효연의 투입 이후 바로 공격 속도가 빨라지더군요.ㅋㅋ 감독님의 승부수 적중이었습니다. 사실 그러고도 계속 혈전이 이어졌지만, 전반에 제대로 공격을 전개하지 못하던 모습과는 달리 시원한 패스들이 계속 미드필드를 거쳐 최전방으로 이어졌습니다. 찬스가 생길 것은 당연한 일이었지요.

결국, 골을 터뜨린 것은 수원이었습니다. 후반 25분, 송종국 주장님의 돌파에 이은 정교한 크로스를 바로 "영록바" 신영록이 완전히 몸을 던져 폭발적인 헤딩슛을 성공시켰습니다. 9경기 5득점. 경기당 0.56골을 성공시키는, 완전히 물이 오른 모습이었습니다. 가히 영록바라는 별명이 아깝지 않을 골이었습니다. 작년에 신영록이 팀을 떠나고 싶다 그럴 때 못 잡았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이후 동점골을 넣으려는 울산의 공격이 거세졌습니다. 수원은 조금 움츠려들어 울산의 공세를 막아내면서도, 울산의 엷어진 수비를 향해 위협적인 역습을 시도했습니다. 그 와중에 몇번 찬스름 맞았지요. 그러나 울산의 저지로 막혀버렸습니다.

후반에 투입된 서동현, 사실은 신영록이 득점하기 전에 투입되었지만, 슈퍼조커로서의 역할을 맡고 들어왔을 서동현은 그리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습니다. 나중에는 측면에서 공격하기도 하고, 수비로 내려가서 공을 끊어내기도 하더군요. 다만, 후반 막판에 보여주었던 측면돌파-헛다리짚기-슛 은 인상적이었습니다.

울산의 공세가 점점 거세지던 후반 종료 직전, 아크 정면에서 에두가 공을 받았습니다. 에두는 수비수 한명을 달고 침착하게 드리블하며 골문을 향해 돌진했고, 김영광 골키퍼가 뛰어나오는 것을 보며 침착하게 골문에 슛을 꽂아넣었습니다!!! 2-0. 울산은 이제 완전히 포기한 듯했습니다.

그렇게 경기는 끝났습니다. 저와 우람이형은 선수들이 회복훈련 할 때까지 함께 지켜보면서 선수들의 이름을 외쳤습니다. "관우형~~~" 이런 식으로요. 신영록 선수에게는 신영록 콜도 불렀지요. 선수들이 손을 흔들어 주시더군요. 뿌듯했습니다.

오늘 역시 선수들의 분전이 빛난 경기였습니다. 9경기 2실점의 수비진은 언제나처럼 철벽이었고, 개막전부터 매 경기 2득점씩은 꼭 해주는 공격진도 훌륭했습니다. 전체적으로도 톱니바퀴처럼 맞아들어가는 조직력, 팀을 위해 헌신하는 마음은 정말... 때로는 허를 찔려 밀리면서도 결국엔 승리를 거두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수원은 몇가지 기록을 달성했습니다.

1. 7연승
K리그 기록은 울산과 성남의 9연승입니다. 다음 상대는 제주, 경남 등 비교적 약체들. 기대됩니다.

2. 9경기 연속 무패

3. 9경기 연속 2점 이상 득점

4. 7경기 연속 무실점

5. 7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

수원은 1993년 성남의 6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의 기록을 깨고, K리그의 새로운 역사를 썼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경기력을 대변해 줄 수 있는 기록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두들 하나되어 팀을 위해 헌신하고, 몸을 던지고, 달리는 그 마음이 지금의 대기록을 이루어 낸 원동력입니다. 다만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계속해서, 무패우승을 향해서,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계속해서 달리는 것입니다.

어제, 그러니까 2008년 4월 13일 일요일 오후 3시.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는 K리그 수원 삼성 vs FC 서울(이하 북패)의 경기가 벌어졌습니다.

저 역시, 경기가 벌어지기 2~3일 전부터 이 경기를 기다려 왔습니다. 며칠째 감기를 앓고 있는 중이라 목은 가버렸고, 몸상태도 상당히 안좋았지만, 그 팀과 우리의 경기는 좀 특별한 데가 있습니다. 다만, 그것이 그들이 이야기하는 "라이벌전"이기 때문은 아니었습니다. 연고이전의 대죄를 저지른 그들을, 수많은 잘못을 저지르고도 가해자인 자신들을 피해자인 것처럼 미화하기에 바쁜 그들을 "처단"하기 위해서...가 좀더 정확하겠지요. 가깝게는 4월 2일, 상암에서 열린 그 팀과의 경기 후 우리 서포터들이 폭행당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그날 경기장을 찾을 예정이었다가 갑작스런 볼일로 포기했던 저에겐 약간은 간담이 서늘한 일이었습니다.

전날 밤 역시, 설레이는 마음에 새벽 4시가 넘도록 잠을 자지 못했습니다. 다음날 학교 기숙사에서 11시 반 경에 출발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준비에 시간이 좀 걸리는 저는 약 9~10시에 일어날 예정이었습니다만, 너무 늦게 잠자리에 든 관계로, 일어나 시계를 보니 10시 반. 준비에 크게 무리가 따르는 시간은 아니었기에, 준비를 마치고 11시 반에 필요한 물건을 다 챙겨 기숙사를 나섰습니다.

비가 올거라는 일기예보와는 달리, 하늘은 참 맑았습니다. 수원 역에 이르자 슬슬 주변에 수원의 파란 옷을 입은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지하철이 마포구청역에 가까워질수록, 지하철을 갈아탈수록 파란 옷을 입은 사람들은 늘어났습니다. 상암행이 처음인 저에게, 동지이자, 아주 좋은 길잡이가 될 사람들이었지요. 원래 제가 찾아놓은 노선도 그랬지만, 이 분들을 따라가다 보니 도저히 길을 잃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젠 지하철도 익숙해졌습니다. 하하하

4월 2일 경기 후 일어난 습격 사태에 대비해, 그랑블루 운영진은 월드컵경기장역이 아닌 마포구청 역에서 내려 걸어갈 것을 권장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권장 사항을 따른 것은 오직 저뿐.-_-;;;; 많은 수의 그랑블루들은 월드컵 경기장에서 내렸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마포구청 역에서 나왔습니다. 나오니 전방에 바로 상암 경기장이 보이더군요. "FC 서울"의 현수막, 정말 거슬렸습니다.

그런데, 경기장에 당도해보니, 전날 조사한 바와는 달리 S석이 아닌, E석으로 들어오게 된 것이었습니다. 상암 경기장은 상당히 복잡했습니다. 1층에는 상점 같은 것들이 입지하고 있었거든요. 위층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이상한 계단을 올라가야 했었습니다. S석 매표소를 찾아가던 저에게 표지판이 하나 나타났습니다. "으음, 매표소를 찾아가려면 남문... 옆인가. 그럼, 저 밖으로 다시 나갔다 들어와야 되는 건가.-_- 에이 씨" 다시 나갔습니다. 한참 나가다가, 뒤를 돌아보니, 또다른 현수막이 제가 아까 서 있었던 곳의 높은 부분에 매달려 있었습니다.
<매표소↓>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_-
표지판이 저를 낚은 것이었습니다. E석 쪽에서 S석 쪽으로 걸어오느라 제 방향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거지요.


............
아놔, ㅅㅂ 이거 원정 서포터 물먹이려고 술수쓴 거 맞지?
이거 전투욕구가 솟아오르는데? 응원할 때 보자고.
열심히 궁시렁거리며 입장권을 끊고 드디어 입장했습니다.


경기장에 들어갈 때마다 느끼는 상쾌함. 내 눈앞에 파란 그라운드가 펼쳐질 때의 상쾌함이 제 가슴에 들어찼습니다. 거기가 하필 북패의 홈경기장인 상암이었다는 것은 약간의 마이너스 요소였지만 말입니다. 반대편에 저들이 준비해놓은 카드섹션이 보였습니다. <절대★강자>인가. 해봤자지요. 저는 저들이 제대로 된 카드섹션을 성공시킨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인원수의 부족으로 언제나 망가진 모양이 되었지요. 그 주제에, 그 꼬라지에 자기들이 최고라고. 사뿐히 비웃어주며 제가 응원할 자리를 찾았습니다. 어, 그런데. 우리 좌석에도 카드섹션용 종이가 붙어있었습니다!!! 원정버스팀의 작품이었습니다!!! 우리는 사상 초유의, 원정 서포터 카드섹션을 하게 된 것입니다. 아무도 몰랐던 깜짝 카드섹션이었습니다. 운영진의 센스가 엿보이는 순간이었습니다.

우리의 카드섹션 문구는 <SUWON>. 빈틈없이 꽉 채운 완벽한 카드섹션이었습니다. 본인이 들었던 장소는, O 부분의 내부, 그러니까 파란색으로 채운 부분과 하얀색으로 된 글자가 맞닿는 부분입니다. 그 부분에 가로로 종이를 잡고 있는 사람이 바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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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SUWON!!!!


반면에 북패의 카드섹션 <절대★강자>는... 솔직히 좀 불쌍했습니다. 원정팀 수원보다도 인원이 모자랐던 그들이 뭘 제대로 할 수 있었겠습니까. 한 사람이 두세개씩 들고, 일반 관중들을 끌어와서 했다던데 ㅋㅋ 그런 식으로 해서는 절대 제대로 된 카드섹션이 나올 수가 없지요. <대★강><설대★강시><절대★감자> 등 다양하게 보였던 카드섹션이었습니다. 좀 재미있었습니다. 그들은 절대 우리의 상대가 될 수 없었지요. 혹시 이렇게 다양하게 보이려는게 의도된 거라면 흠좀무.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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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대강시???


그라운드에서는 양팀 선수들이 훈련을 하고 있었고,(경기장에 일찍 가면 볼수 있는 훈련장면. 이게 또다른 재미입니다. ㅎㅎㅎ) 전광판에는 북패 구단에서 열심히 작년 3월 21일, 북패가 수원을 4-1로 이겼던 영상을 틀어주고 있었습니다. 다시 말하면, 작년 3월 이후로 북패는 우리를 이긴 적이 없습니다. 영상에서 우리 선수들이 실점할 때마다 차마 볼수가 없어서 눈을 돌려버렸지만, 마음 속으로는 비웃었습니다. '그래, 너넨 1년 전 영상밖에 보여줄 게 없는거야.'

그 다음에는 저들이 만든 온갖 종류의 클럽송이 나오더군요. 원래는 열정적인 펑크락, 계열의 노래를 의도한 것 같은데... 이건 뭐, 왜 쟤네들이 부르면 이렇게 우중충하냐? ㅋㅋㅋ 우리 클럽송처럼 좀 활기찬건 만들지 못하나봐. ㅋㅋㅋ 뭐 북패가 다 그렇죠. 뭘. 그 다음에는 북패의 신입 용병 무삼파의 입단식이 있었습니다. 뭐, 사뿐하게 야유 한번 해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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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리고 이날 경기에서 수원 서포터인 락밴드 노브레인이 서포터석을 찾아 주었습니다. 처음 수원 서포터들이 노브레인의 노래를 응원가로 사용한 것을 계기로 해서 수원의 팬이 되었던 노브레인은, 우리를 위해 두 개의 노래를 헌정하기까지 했습니다.

여기까지, 사설이 길었습니다. ^^

잠시 뒤 양팀 선수들이 입장하고 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신영록----에두-------
안효연---------------이관우
------조원희---박현범------
이정수--마토--곽희주--송종국
----------이운재-----------
(하프타임 안효연<->남궁웅)
(후반 8분 이관우<->서동현)
(후반 34분 에두<->조용태)

수원의 선발 선수들이었습니다. 북패는, 뭐 사뿐히 생략하겠습니다.

그런데, 시작하자마자 수원은 북패의 맹공에 직면합니다. 미드필드에서 짧은 패스를 이어가며 수비를 허물어뜨리는 수원의 공격 스타일에 맞서 북패는 압박수비를 택한 것입니다. 북패의 강력한 압박이 이어졌고, <안효연-조원희-박현범-이관우>의 미드필드진은 제대로 공도 잡아보지 못하며 우왕좌왕했습니다. 공을 뺐기면 바로 북패의 빠른 공간침투와 날카로운 스루패스가 이어졌지요. 이미 미드필드를 내준 상황에서, 경기장을 내려다보면 온통 북패의 유니폼 색깔인 빨간색만 보일 정도였습니다. 이미 미드필드진을 내준 수원은 전반 내내 제대로 된 공격 한번 해보지 못했습니다. 본래 강력한 몸싸움으로 전방에서부터 상대 수비진에 부담을 안겨줬어야 할 신영록과 에두의 압박 부재도 수원이 몰리는 하나의 원인이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전반 내내 이어졌습니다.

여기서 우리 수비수들의 분전이 수원을 구했습니다. <이정수-마토-곽희주-송종국>의 포백, 그리고 골키퍼 이운재의 역할이 컸습니다. 특히 공중볼이 날아올 때마다 일일이 클리어해내던 마토는, 득점 여부와 관계없이 MVP 감이었습니다. 결정적인 상황마다 끝까지 따라붙어 공을 따내던 수비수들, 그리고 몸을 날려 슛을 쳐내던 이운재 골키퍼. 이들의 집중력과 분전이 아니었다면, 이미 수원은 전반전에 무너질 수도 있었습니다. 이들의 분전이 있었기에, 전반 내내 북패의 맹공이 이어졌음에도 정말 아찔했던 순간은 실제로 그리 많지는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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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 역시 한몫 했지요. 수원이 반칙을 당하면 그냥 인플레이시키면서, 북패가 반칙을 하면 아주 세심하게 파울을 불어주는 모습. 이날 최광보 심판은 아주 감동적이었습니다. 얼마나 돈을 주면 저렇게 친절하게 판정해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나중에는 북패의 반칙 장면에서 수원의 반칙을 선언하더니 항의하는 우리 선수에게 옐로카드를 주는 센스!!! "심판, 눈이 없냐!!!!!" 뭐, 저렇게 밀어주어도 결국 북패는 득점을 하지 못했으니.

이렇게, 후덜덜한 전반전이 지나가고, 후반이 시작되었습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차범근 감독님께서는 전반에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던 안효연을 불러들이고, 남궁웅을 투입합니다. 남궁웅은 빠른 스피드와 드리블, 그리고 넓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한 강력한 전방 압박이 특징인 공격수입니다. 남궁웅은 많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북패의 미드필더들에 맞섰고, 이 때부터 경기 흐름은 조금씩 조금씩 호각으로 치닫게 되었습니다.

이러던 전반 6분, 차범근 감독님은 또다른 교체를 준비합니다. 한 방이 있는 조커, 팬들에게는 서샤르라고 불리는 공격수 서동현을 투입하려는 것이었습니다. 불러들일 선수는 거친 몸싸움으로 수비진에 부담을 주어야 할 임무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신영록.

그. 런. 데.

그때, 조원희가 공을 끊어내고, 에두가 받아서 수비를 달고 뛰어들어가는 신영록에게 패스하고 신영록에게 중거리슛을 때릴 만한 공간이 열렸습니다. 순간 느꼈습니다.
"지금 차면 들어간다!!!"
신영록도 동시에 저와 같은 생각을 했던 모양입니다. 바로 다음 순간 신영록이 강력한 중거리슛을 때렸고, 북패 김호준 골키퍼의 몸이 순간 날았습니다. 그리고,
신영록의 슛은 깔끔하게 골문을 갈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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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서동현은 이관우와 교체되어 그라운드에 투입되었습니다. ㅋㅋㅋ

내내 공세를 펼치다 한 방 얻어맞은 북패는 조금씩 우왕좌왕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에 반해 수원의 전사들은 이제 슬슬 분위기를 타기 시작한 듯한 움직임이었습니다. "좋아, 분위기 탔어!!" 빨간 색만 보이던 미드필드가 슬슬 파란 색으로 변하기 시작했고, 수원 미드필드진의 장기인 짧은 패스에 이은 북패 수비진 뒷편의 빈 공간으로 날카롭게 날아가는 쓰루패스까지. 많은 사람들이 수원, 그리고 차범근 감독은 뻥축구를 한다고 비난하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오히려 수원은 짧은 패스에 이은 스루패스로 공격을 풀어나가는 경향이 많으며, 이러한 루트가 막힌 전반전의 경우 굉장히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실제 연습 때도 원터치 패스를 2인 1조로 훈련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미드필드를 점유해가며 자신들의 축구를 하게 된 수원은 완전히 살아난 모습이었습니다.

완전히 넘어온 경기 분위기로 계속해서 결정적인 찬스가 나왔지만, 북패 김호준 골키퍼의 선방으로 아쉽게 무산되던 후반 17분, 승리의 쐐기를 박는 골이 터졌습니다. 미드필드진의 경합 중 수비수 곽희주가 달려들어 북패 수비진 뒷공간으로 정확한 롱패스를 날렸고, 순간 파고든 신영록이 공을 잡아 김호준과의 1:1 상황에서 그대로 골문에 슛을 꽂아넣은 것입니다!!!

이미 여기서 사실상의 승패는 갈렸습니다. 이 뒤로는 사실 북패의 발악, 그리고 침착한 수비와 빠르게 뒷공간을 노리는 롱패스로 공격을 풀어나간 수원의 맞대응,으로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북패가 계속해서 크로스를 올려댔지만, 수원의 대공병기, 통곡의 벽 마토가 존재하는 수비진을 상대로 공중볼 경합을 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이미 자살행위죠. ㅋㅋㅋ 간간이 나온 슈팅은 뭐 이운재 골키퍼가 막아주었고요. ㅋㅋ 최근 7경기 2실점의 엄청난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는, 아주 든든한 모습이었습니다. 그가 있으니 우리가 실점할 걱정 없이 편안히 응원을 하죠. 네. 이운재 덕분입니다. 아무렴요.

사실 이때 저는 감기로 최악이 된 몸상태에, 배고프고, 팔은 아프고, 목도 아프고, 서 있기도 힘든 그런 상태에 직면했었습니다만, 골이 들어가니까 그런 것 따위는 모르겠더라고요. 시기적절하게 터져준 골 덕분에 끝까지 응원할 수 있었습니다.

이 즈음 해서 그랑블루는 파도타기를 시도했었습니다. 사상 초유의 원정팀이 시도한 파도타기였지요. 원래 계획은 파도타기를 해서 일반석 관중이 같이 파도타기를 하는 상황을 만들어낼 수만 있다면, 북패 구단과 콕콕신 서포터들에게 개망신을 줄 수 있을거란 계산이었지만, 아무리 연고의식 없기로 유명한 막장 상암이지만, 거기에 넘어가지는 않더군요. 그래도, 사상 최초로 원정팀이 카드섹션을 올리고, 파도타기를 시도한 것 자체로 이미 그들에게는 굴욕이었습니다. 2006년 당시 사상 최초로 홈경기 일반석 카드섹션을 성공시킨 수원이기에 할 수 있는 일들이었지요.

막판에는 북패의 아디가 서동현에게 시비를 거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북패의 김진규는 말린다는 핑계로 서동현의 목을 졸라버리는 센스. -_- 도대체 누가 싸움 말리면서 목을 조른답니까. 예전에 김남일이 있을 때는 아무 짓도 못하더니, 순하게 생긴 서동현이 있으니까 별 ㅈㄹ을 다 하더군요. 역시나 심판은 싸움을 일으킨 그들에게 아무런 제지도 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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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ㅂ 장난해? 이게 말리는거?


북패의 소용없는 발악도 지나가고, 경기가 종료되었습니다. 원래는 충돌을 우려한 운영진에서 월드컵 경기장역이 아닌 마포구청 역에서 지하철을 탈 것을 권장했지만, 워낙 많은 수의 그랑블루가 월드컵 지하철 역으로 이동하니, 뭐 거기에 패륜 콕콕신이 있어도 뭐 시비 걸지도 못하더군요. ㅋㅋㅋ 남자 있으면 시비도 못걸고 여자들만 있어야 시비를 거는 비겁한 집단들. ㅋㅋ

아무튼, 지하철 역은 꽉 차더군요. 타고 오느라 힘들었습니다. 2시간 넘게 서서 왔더니 힘들었습니다. 어제는 사회학과 누나 생일에 참석했다가, 기숙사로 돌아와서는 피곤에 쩔어 뻗어버렸습니다. 몸은 피곤하고 목은 가버려도, 승리하니 그저 행복합니다. 그저 행복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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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그랑블루 강창우님께서 찍으신 것입니다.

2008. 4. 12 K리그 대구vs전북 간략 메모.

축구만세! 2008/04/12 17:34 posted by ★푸른별★

노트북으로 대구와 전북의 경기 중 전반 30분 이후~후반 종료 까지 지켜보고 남긴 간략한 메모가 되겠습니다.
<대구vs전북> <부산vs남패> 경기 중 뭘 볼까 하다가, 본인이 경북 출신이므로 대구의 경기를 지켜보기로 하겠습니다. 비교적 대구가 익숙하기도 하고요. 지금은 군대간 외사촌형도 대구팬인지라ㅋㅋ
자, 그럼 이하는, 제가 정리한 메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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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4. 12 K리그 5라운드 <대구 FC 3vs0 전북 현대> in 전주 월드컵 경기장.

후 32 양승원(as 조형익)
후 42 이근호(as 진경선)
후 46 장남석(as 하대성)

----장남석---이근호---
--------조형익-------
----문주원---하대성---
진경선---------백영철-
-양승원-황선필-황지윤-
--------백민철--------

경기는 보다시피, 후반 막판 대구의 총공세로 순식간에 세골이 터져버린 채 끝난 경기였다. 대구의 변병주 감독이 공격축구를 구사하며, 패싱과 조직력이 굉장히 좋아졌다는 이야기는 보았지만, 실제로 경기를 챙겨본 것은 처음이었다. 위 포메이션은, 마지막 대구가 밀어붙일 때의 포메이션이다. 실제로도 굉장히 선수들의 움직임이 좋았다. 선수들은 많이 뛰고, 누구든지 빈 공간이 생기면 공간을 찾아 들어갈 줄 알았다. 계속해서 빈공간을 파고드는 선수들에게 이어지는 패스 역시 빠르고 날카롭고 정확한 데가 있었다. 수비진은 견고했고, 위기상황마다 백민철 골키퍼의 선방이 이어졌다. 소감은, 기대 이상이었다. 변병주 감독이 생각보다 훨씬 훌륭한 팀을 만들어낸 건지도 모르겠다. 아직은 더 지켜봐야겠지만, 대구의 행보 역시 흥미롭다.

전북 역시 훌륭한 편이었다. 이 포메이션은 내가 본 후반전 부분의 전북의 가장 괜찮은 듯했던 포메이션이다. 나중에 정경호와 최태욱이 교체된다.
-------제칼로---조재진-------
정경호--서정진--김현수--김형범
최철순--임유환--김성근--전광환
-----------홍정남-----------

전북은 주전 권순태 골키퍼 대신, 홍정남이 출장했다. 경기 내내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종료 직전 세골이나 실점한 것은 흠이다. 수비진은... 솔직히 말하면 대구의 빠른 공격을 막기에 급급해 보였다. 서정진과 김현수로 이루어진 볼란치도 그닥...이었고. 다만 서정진은 정경호가 교체아웃된 이후 좀 살아난 모습을 보였다. 윙어들과 공격수들의 움직임은 대단했다. 익히 알려진 전북의 날개들. 거기에 넓은 활동량과 제공권 장악력을 보여준 조재진의 조합은 분명 플러스 요소였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는 강력한 윙어와 포스트플레이어라는 전북의 강점은, 어찌 보면, 측면 공격에 치우친다는 공격의 단조로움을 가져오기도 했다. 그것과 전북의 후반 체력 저하. 나는 그것이 전북의 패인이라 보았다.

<대구 FC : 개인별 메모>

-백민철-대구의 수호신이라 할 만했다. 그가 아니었다면 대구는 한 네골은 먹었을 것이다.
-양승원-코너킥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187센티미터의 신인 수비수. 꽤나 인상적인 수비력을 보여주었다.
-진경선-대구의 박지성으로 불릴 정도로 활동량이 넓다. 왼쪽 윙백부터 왼쪽 윙어까지 폭넓은, 또 지능적인, 열정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알고 보니 우리 대학 출신이다.
-조형익-팔공산 테베즈라던 조형익. 힘이 좋고, 감각 또한 괜찮았다. 돌파력이 훌륭했다. 그야말로 탱크를 보는 느낌.
-김현수-추가골의 주인공. 2선, 측면 가리지 않고 넓게 움직이며 찬스를 만들어냈다.
-장남석-이근호처럼 폭넓게 움직이며 찬스를 만들기보다는 중앙에 박혀 찬스를 노렸다. 종료 직전 쐐기골을 터뜨린다.

<전북 현대 : 개인별 메모>
-홍정남-권순태의 공백을 무리 없이 메웠다. 대구의 결정적 득점 찬스를 막아내기도. 다만 막판 대량실점은 흠으로 남았다.
-조재진-2선부터 최전방까지 폭넓게 움직이며 포스트플레이를 시도했다. 굉장히 활동량이 많았다. 나중에 체력적으로 힘들어한것도 무리가 아닐 정도로. 여전히 제공권 장악력이 강했다.
-최태욱-송재익한테 노장 소리 들었다. 지못미 ㅋㅋㅋ
-김형범-후반에 교체되어 들어왔다. 오른쪽과 왼쪽으로 번갈아 움직이며 훌륭한 돌파와 킥을 보여주었지만, 결정적인 찬스를 하나 날려먹는다.
-서정진-굉장히 호평이 많던데, 어느 정도 수준은 되었다고 생각한다. 정경호가 교체아웃된 후 살아나는 모습이었다.
-임유환-서정진과 함께 보란치를 섰다. 솔직히 말하면 상당히 별로였다.
-제칼로-움직임이 좋다. 예전에 보던 모습과는 달리 공격진에서 상당히 넓고 힘있게 움직였다.